브라티슬라바는 슬로바키아의 수도이다.
비엔나에서 기차를 타면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데, 아는 분이 브라티슬라바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볼만하다고 해서 평일에 잠깐 다녀오기로 했다.
나는 "Bratislava-Ticket"을 미리 어플 (öBB)로 구매했다. 역에서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3일 내에 아무 시간대에 왕복으로 기차를 탑승할 수 있는 티켓인데 18유로밖에 하지 않는다.
이 티켓이 있으면 현지 교통권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티켓 번호를 이메일로 받으면 기차역 키오스크에서 인쇄할 수 있다.
브라티슬라바는 비엔나에서 (한 시간보다 짧은) 59분이 걸린다. 가는 길에는 판도르프 아울렛이 있는 (Parndorf) 정류장도 지나간다.
판도르프 아울렛과 브라티슬라바를 같은 날에 다녀오는 일정도 괜찮을 것 같다.
판도르프역에서 브라티슬라바 역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뭔가 꿀꿀하다.
주요 볼거리가 모여있는 구시가지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한다.
시내로 가는 버스 정류장은 기차역 앞에 바로 있다.
버스를 타고 10분정도 이동하면 되는데 교통은 비엔나보다 훨씬 더 신식인 것 같았다. 판교에 온 기분이었다.
슬로바키아는 꿀이 유명하다. 산과 숲이 많아 슬로바키아 꿀은 특히 맛과 품질이 좋다고 한다.
나는 먼저 구시가지 초입에 있는 꿀 기념품 샵을 구경하기로 했다.
🍯 Medový obchod CERA MEL
주소: Michalská 12, 811 01 Bratislava, Slovakia
여러 종류의 꿀 뿐만 아니라 술, 다이어리, 화장품 등등 꿀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물건을 판매한다.
선물용 꿀도 많이 팔기 때문에 기념품을 사기 좋은 곳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나는 룸메에게 줄 작은 꿀단지 하나를 사왔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스타벅스가 나온다.
나는 스타벅스 지역 컵을 모으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이곳 스타벅스도 들리기로 했다.
모으기 시작해서 모으고 있긴 하지만.. 어딜 가나 이 컵 디자인은 참 못생겼다.
그래도 뭐.. 작은 브라티슬라바 You Are Here Collection 컵을 하나 사 왔다.
아마도 브라티슬라바에서 가장 알려져 있는 "배수구에서 일하는 남자" (Man at Work/Čumil) 조각상이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비슷한 조각상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1997년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곳곳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구시가지를 걷다가 배가 고파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주변 나라들은 특별히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굴둑 원조는 어디일까..)
그래서 그런지 나는 어딜 가든 쌀국수를 찾아 먹는다 ㅋㅋㅋ
아는 맛이라 가장 무난하고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이번 여행에서는 무려 구글 평점 4.9였던 Laila Tea House라는 곳을 방문했다.
🍲 주소: Kollárovo námestie 19, 811 06 Bratislava, Slovakia
시내에서는 걸어서 15분 트램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 식당이 왜 평점 4.9인지 알았다.. 사장님이 친절하다!!! ㅎㅎ
맛은 아는 맛. 양은 적다. 근데 그래도 가격이 저렴하다. (비엔나에서는 보통 10유로 이상인데 이곳은 7.5유로였다)
배가 차지 않아서 다른 메뉴를 하나 더 시켜 먹었다. 맛있었다.
식당에 갈 때는 걸어갔지만 다시 시내를 돌아가려니 날씨가 너무 추워서 트램을 타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크리스마스 마켓에 도착했다.
나는 크리스마스 마켓 두 곳을 방문했다. 두 마켓은 서로 3분 정도 거리에 있다.
🎄 Christmas Market Hviezdoslav námestie
사람이 많긴 했지만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과 비교했을 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비엔나 시청사 (라트하우스) 크리스마스 마켓은 주말에 정말!! 사람이 많아서 걸어 다니기가 힘들 정도이다.
브라티슬라바 크리스마스 마켓은 음식을 파는 상점이 (특히 소시지 가게) 많다고 느껴졌다.
랑고스, 핫도그 등등 익숙한 음식들이 나오다가 뜬금없이 생선을 파는 곳이 나왔다.
검색해 보니 슬로바키아와 여러 중앙유럽 국가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생선을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훈제 생선이라니! 세상 신박했다.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긴 한데 그래도 겁이 나서 많이 사긴 좀 그래서 일단 2유로어치만 샀다.
보통 간식으로 먹거나 샐러드, 샌드위치등에 넣어 먹는다고 한다.
나는 집에 와서 또띠아에 싸서 야채와 함께 먹었다. 짭짤하고 고소하니 맛있었다.
마켓에서 빠질 수 없는 푼쉬를 마시기로 했다.
나는 술이 들어가지 않은 논알코올 푼쉬를 마셨다.
브라티슬라바 크리스마스 마켓 컵은 다른 곳과 다르게 플라스틱 컵이다.
그래서 보증금도 다른 곳보다 싼 2유로이다.
신기한 것은 컵에 잉어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잉어가 슬로바키아의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이라던데 상징적으로 중요한 생선인가 보다!
2시 45분쯤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해서 6시 15분 기차를 타고 다시 비엔나에 돌아왔다.
알찬 3시간이었다. 오히려 짧은 여행이라 피곤하지 않고 좋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판도르프 아울렛에 가는 날에 잠깐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추워서 브라티슬라바 성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오늘 점심도 남은 생선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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